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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세이2

잃어버린 애착 인형2 두근두근, 딸아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 이렇게 떨릴 일인가.친정에서 눈누난나 그림을 그리며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둘째. 일단 발걸음을 집으로 향해본다. 오늘 저녁은 돈까스다. 슬플 땐 돈까스지. 대한민국 유아라면 돈까스 마다할 아이가 있을까? 고슴이의 부재를 알리기 전에 일단 돈까스 냄새로 둘째를 홀려놓고, 고슴이의 가출 사실을 고할 것이다. 돈까스가 제발 잘 먹히길 빌어본다. 머리속에 일터에서 다듬어 둔 대사도 다시 한 번 되내어본다. 고슴이는 여행을 간거고, 여행이 끝나야 돌아온다. 여행이 길어지면 꿈에서 만난다. 완벽한 시나리오다. 한숨 한 번 크게 들이켜고, 집안을 한 번 더 뒤진다.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, 혹시나, 하는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. 정말 내가 그 인형에 더 애착이 있나보다.. 2024. 6. 5.
잃어버린 애착 인형 - 이젠 보내주어야 할 때 자기 직전 알게 되었다. 우리 둘째의 애착인형 고슴이가 사라졌다. 발레학원에서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손에 꼭 쥐고 있었는데... 말을 걸며 같이 하하 호호 정답게 놀았는데, 이게 어디로 사라진 거지?  잠이 와서 눈이 거물거물한 와중에도 고슴이를 찾는다. 일단은 자리에 눕히고 아이를 달랬다. 할머니 집에 두고 왔나 봐, 엄마랑 밝을 때 한 번 더 찾아보자. 평소라면 울고불고했을 텐데, 웬일로 오늘은 쉽게 잠자리에 들어준다. 다행이다.  우선 큰 애를 닦달해 본다. 너 고슴이 못 봤니? 아니.  큰 애가 무슨 죄인가. 차키를 쥐고,  머리를 질끈 묶고, 잠옷 차림으로 지하주차장으로 냅다 뛰었다. 밤이 늦어 이웃 주민들이 내 모습을 보지 못해 어찌나 다행인지 모르겠다. 뛰는 와중에도 매의 눈으로 길을 살핀다.. 2024. 6. 5.